대학생의 마음건강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학생 마음건강의 심각성은 우려 수준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대한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자살은 10~30대 청년층의 주요 사망원인 1위다. 특히 20대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018년 16.1명에서 2023년 22.2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대학신문DB)
대학생의 마음건강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학생 마음건강의 심각성은 우려 수준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대한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자살은 10~30대 청년층의 주요 사망원인 1위다. 특히 20대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018년 16.1명에서 2023년 22.2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청년 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미래와 마주하고 있다. 대학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기관을 넘어 청년이 안정적이고 희망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인큐베이터이자, 사회 변화의 동반자가 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와 공동으로 ‘청년 세대와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대학 정책’을 주제로 미래를 이끌어 나갈 청년들을 위한 현 대학 정책의 한계는 무엇이며, 지속가능한 대학 생태계를 위해 어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지 진단, 청년과 대학이 함께 만들어갈 지속가능한 미래의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청년, 불안에서 희망으로’ 대학의 새로운 책임
② 청년과 사회를 잇는 교양교육의 새로운 방향
③ 청년 전환기 지원하는 ‘취·창업’ 정책

대학생의 마음건강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학생 마음건강의 심각성은 우려 수준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대한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자살은 10~30대 청년층의 주요 사망원인 1위다. 20대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018년 16.1명에서 2023년 22.2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 전체 자살자 중 약 33.3%가 대학생으로 추정될 정도다.

이런 위기에 대응해 90% 이상의 대학이 중장기 발전계획에 심리정서 지원을 반영하고, 학생상담센터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마음건강 위기학생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시스템의 근본적인 한계가 지적되는 실정이다. 이에 학생상담센터 설치를 법적 의무사항으로 전환하고, 대학이 책임 있는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법제화 및 제도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대학생 우울증·자살 위험 급증… 취업불안, 경제사정 등 복합 작용 = 대학생 마음건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청년기(19~39세) 만성질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울증 환자 수는 2014년 11만 명에서 2023년 36만 명으로 급증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의원이 발표한 ‘2023년 전국 국립대 30개 대학 대학생 마음건강 조사 현황’에서도 대학생 5만 8152명 가운데 마음건강 위험 징후가 있거나 전문기관의 치료가 필요한 위기 학생은 조사 대상 중 약 19%(1만 80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 건수도 늘었다. 교육부가 2023년 발표한 ‘전국 대학상담센터 운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상담센터를 찾은 대학생 수가 전년 대비 19.7% 증가했다. 특히 우울(25.1%), 불안(20.3%), 대인관계 문제(13.4%)가 주요 상담 주제로 나타났으며, 전체 상담 중 정신과적 연계가 필요한 고위험군 비율도 11.8%에 달했다.

이는 단순한 상담 건수 증가를 넘어 대학생들의 마음건강 문제가 매우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더욱 심각해졌다. 강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고립이 아이들의 사회성 및 정서 발달과 언어 발달에 영향을 미쳤고, 이로 인해 초중고 때 발현된 마음건강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채 누적돼 대학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 학생들이 결국 은둔·고립 청년이 되고, 자살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청년층의 자살 원인으로는 경제적 문제, 우울, 정서 문제, 사회적 고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꼽힌다. 특히 대학생의 경우 학업, 취업불안, 인간관계 단절, 경제사정 등의 요인을 동시에 경험하면서 버티지 못하고 자살로 이어지는 추세다.

■ 신입생부터 유학생까지… 대학생 마음건강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운영 = 지속되고 있는 대학생 마음건강 위험 심화에 각 대학들은 학생상담센터 운영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대교협이 발간한 ‘2023 연구보고서- 대학생 심리정서 지원 실태와 개선과제’에 따르면, 중장기 발전계획에 심리정서 지원이 반영되는 대학은 전체의 90% 이상이며, 대학의 학생상담기관이 목표로 하는 운영의 방향성과 전략적 계획을 안내하는 비전과 서비스 모델은 약 70%의 대학이 명시하고 있다. 심리・정서 상담뿐 아니라 수면, 생활습관, 중독, 성폭행, 데이트 폭력, 성정체성, ADHD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상담과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상담을 제공하기 위한 상담센터 교육학, 심리학, 스포츠 심리학, 군인 심리학, 사회복지학, 정신 의학, 공중 보건, 간호학, 약물학, 의료기록, 영양학, 예술학, 커뮤니케이션 등 인력의 전공도 다양하게 구성했다. 특히 고위험군 학생에 대한 신속한 개입 및 치료를 위해 정신과 의사 또는 간호사를 필수 인력으로 배치하거나 지역사회 또는 병원과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대학생 마음건강을 집중 지원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동양미래대, 삼육보건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등 4개 대학 학생상담센터는 최근 서울시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학생상담센터가 정서적 위기를 겪는 대학생을 발굴해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에 신속히 연계하는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다.

국립목포대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MNU 대학생활’ 교과목 시간에 맞춰 마음 건강 지원을 위한 K·BASC-2(정서행동평가시스템) 심리검사와 해석 특강을 실시해 호응을 얻었다.

K·BASC-2 심리검사는 학생들의 심리적 특성과 정신건강을 평가하는 도구로, 신입생들이 자신의 성격, 감정, 스트레스 반응, 대인관계 등을 깊이 이해하고 필요할 경우 적절한 심리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특강에서는 대학 생활 중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 불안, 학업 부담 등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을 관리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신입생들이 마음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조언과 팁을 제공했다.

특강에 참여한 한 학생은 “새 학기 초 불안한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됐고, 불필요한 걱정을 줄이는 계기가 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학생의 정서적 안정과 학교생활을 돕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호원대 심리상담센터는 1학년 고급반 유학생들 50명을 대상으로 미술치료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10년 후의 나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미술치료 프로그램은, 참여 유학생들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형성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됐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생들은 “미래의 나를 떠올리니 지금 무엇을 노력해야 할지도 보였다”, “같은 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 다른 꿈을 응원할 수 있었고, 외로움이 줄었다”고 말했다.

전혜경 호원대 심리상담센터장(사회복지학과 학과장)은 “이번 프로그램이 유학생들이 미술을 매개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유학생들의 심리적 건강과 학교 적응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원대 유학생들이 미술치료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호원대)
호원대 유학생들이 미술치료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호원대)

■ 부족한 인프라와 ‘약물 중심’ 대응 한계… 학생상담센터 설치 의무 법제화 필요 = 문제는 이같은 대학의 노력에도 지속적으로 마음건강 위기학생 비율이 높아지고 있고, 상황이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동훈 전국대학교학생상담센터협의회장(성균관대 외상심리건강연구소장)은 “대학 내 자살 사건은 학생들에게 미칠 영항으로 인해 대응이 다소 소극적이고, 학교 밖에서 발생한 자살은 관심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대학생 자살률, 자해율, 우울 통계 등은 대학 자율 보고에 의존하고 있고, 정확한 자료가 없어 대학에서는 ‘음지의 일’로 치부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마음건강 문제 대응 방식이 ‘약물 중심’에만 치우쳐 있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청소년 시기의 약물 치료는 문제 해결 능력을 떨어뜨려 더 큰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은둔·고립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자살 위기 학생이라고 판단되면 정신과로 인계해 약물을 복용하게 하는데, 청소년들에게 약물을 쉽게 투여하는 방식은 자립할 수 있는 힘을 뺏어버려 문제 해결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문제 해결 능력과 자립심이 저하된 학생이 대학에 와 더 큰 문제를 직면했을 때 버틸 수 없게 되면서 은둔·고립, 나아가 자살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적인 문제로는 대학설립·운영규정상 학생상담센터 설치·운영은 법적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에 불과하다는 점이 꼽힌다. 일괄적이지 않은 지원으로 인해 대학 간 인프라 격차가 심화돼 지역·대학 규모에 따라 학생지원 수준 상이하고, 상담센터 운영 예산 부족으로 인력 확충이 어려워 상담사의 잦은 이직·전문성 부족 등으로 이어진다는 이유다. 또한 지역사회 전문기관과의 연계가 미흡하고, ‘실적 중심 평가’에 치중된 정부 정책으로 인해 기계적 상담으로 이어지는 부작용도 초래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학생상담센터 설치를 법적 의무사항으로 전환하고, 이를 위한 법제화 및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 회장은 “대학 인권센터가 법제화된 것처럼 ‘대학은 상담센터를 둬야 한다’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모든 대학이 의무적으로 센터를 운영하게 될 것”이라며 “학생 몇 명당 상담자 몇 명을 확보해야 하는 등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세부 규정으로 마련해 대학의 책임 있는 대응을 유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 회장은 “청년들의 마음건강 문제는 더 이상 대학이나 개인의 몫이 아닌,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정책적 필수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예방 중심의 시스템 전환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위한 문화 운동, 초중고때부터 교육에서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나 스트레스를 스스로 해소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교협에서는 지난 5월 ‘2025 대학 발전을 위한 정책건의’에서 대학생 맞춤형 건강진단을 제도화해 기초건강진단과 정신건강진단 항목을 대학생 특성에 맞게 설계하고, 대학 입학 초기 및 재학 중 정기적인 검진을 실시해 건강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대학생 맞춤형 건강진단 제도화’ 및 기초건강진단과 건강교육을 연계하는 제도적 보완 등의 내용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힘, 국정기획위원회에 제안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연계를 통해 검진 여부·결과 기반의 사후관리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조기 개입과 지속적인 관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다.

심리정서 영역에서는 진로불안, 번아웃 등 정신건강 진단을 정례화하고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해 전문기관과 신속히 연계하는 체계 구축도 제안됐다. 대학 내 상담센터의 기능을 강화하고 보건·심리상담을 통합 제공하는 ‘대학생 건강지원 모델’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비대면 건강·심리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 흐름에 맞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통합 플랫폼 구축도 병행해 은둔·고립 청년과 같이 대면 접근이 어려운 계층도 지원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건강과 심리 문제는 조기 개입이 핵심인데, 지금의 시스템은 대부분 사후 대응에 그치고 있다. 학생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국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현황조사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 중에 대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학생들의 마음건강을 세심히 살펴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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